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은, 단순히 개봉 전 선전을 보거나 포스터를 보면 굳이 돈을 내고 보고 싶지 않다. 그렇게 재미있을것 같지 않다.

하지만 곧이어 인터넷에 찬사가 쏟아진다. 그리고 마침내 보고 나면 - 할 말을 잊게 된다. 잘 짜여진 예술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정말 대단하다.

그리고 또 그다음 픽사 작품이 발표되면, 또 포스터만 보면 별로... 그닥 보고 싶지 않다. 그저 그런 내용 같다. 하지만 또다시 인터넷에 찬사가 쏟아지고, 마침내 보고나면....

그래서 '픽사'라는 이름 만으로, 포스터나 캐릭터나 줄거리가 어떠냐에 상관없이 기대를 하고 보게 된다.

이번에 본 '업'도 솔직히... 주인공들도 뭐 네모난 할아버지에 동글동글해서 귀엽긴 하지만 그냥 지나가는 어린이 친구 1처럼 생긴 얼라 하나가 나온다. 풍선을 가지고 집이 날아다니는 대표 이미지는 뭐... '그냥 애들 만화네'하는 느낌만 들게 하지 '와 신기하다! 그래픽의 신기원! 보고싶어!' 이런 느낌이 들게하진 않는다;

하지만 극장에서 본 순간, 역시 픽사!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지 않을수 없었다. 작정하고 펑펑 울고 싶어서 손수건 싸들고 간, 두시간 내내 날 울리려고 가진 애를 쓴 최루성 연애 영화를 보고서도 눈물 한방울 안흘렸던 나인데, '업'에서는 단 몇분만에 장편소설 몇권 읽은 듯한 효과를 내게 주었다. 사실 슬퍼도 막상 울려면 쪽팔려서 억지로 참는 성격인데, 옆의 아가씨가 훌쩍훌쩍 울어주는 덕분에 나도 소리없이 눈물 줄줄 흘릴수 있었다. (들킬까봐 긁는 척 하며 눈물을 손가락으로 식 닦았지만)

전형적인 해피앤딩이 되었고 많은 부분이 디즈니식 공식에 따랐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나는 슬펐다. 인생을 다 산 후 느낌이랄까; 하지만 할아버지는 꼬마를 만나서 여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멋진 인생이었다. 평생 그렇게 사랑하며 살다 갈수 있을까? 왜 나는 모험과 여행보다 앞 뒤로 배치된 할아버지의 과거와 부인과 찍은 사진 앨범부분이 뭉클한지 모르겠다. 정말 대단하다. 캐릭터에 그만한 애정이 생기려면 적어도 한두권에 걸쳐서 캐릭터와 친해지게 만들어야 할텐데. 그렇게 해야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때 느끼는 그 감정을 '업'에서는 몇분만에 느끼게 만들었다.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다.  

Posted by 갠달프 리오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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